國際商去來의 私法統一노력과 우리의 對應

오늘날 국제거래가 빈번해질수록 各國 法制의 차이는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심지어는 거래의 성립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세 방면에서 꾸준히 경주되어 왔다.

첫째, 國際私法(conflict of laws)의 원칙에 따라 개별 거래의 準據法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의 국제사법 규정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裁判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준거법 결정원칙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 일정한 유형의 商去來에 대하여는 각국의 법을 통일시키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금세기 들어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ICC, 본부 파리), UN 국제거래법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Trade Law; UNCITRAL, 비엔나), 私法統一을 위한 국제협회(International Institute for the Unification of Private Law; UNIDROIT, 로마) 등의 民間단체, 政府間기구를 중심으로 해상법, 무체재산법, 매매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국제거래규범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국가간에 條約을 체결하거나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통일규칙(uniform rules) 또는 標準계약서를 제정하여 실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통일조약이나 법규정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모든 나라가 이를 채택하는 것도 아니므로 세 번째로는 권위 있는 국제기구가 模範法(model law)을 만들어 각국에 채택을 권고하는 방법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같이 국내입법이 미진한 분야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1960년대부터 私法의 통일(unification of private law) 작업을 벌여온 UNCITRAL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예컨대 1980년 제정되어 1988년부터 발효된 [국제물품매매 계약에 관한 비엔나 협약](UN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CISG, 이하 "UN 매매협약"이라 함)은 국제 무역거래의 성립과 분쟁해결을 위한 중요한 法源으로 등장하였다.

본고는 그 동안 세계적으로 전개되어 온 私法統一노력의 성과를 돌이켜 보고 IMF 체제하에서 법제면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s)의 채택을 요구받고 있는 우리나라가 21세기에는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1. UN 국제물품매매협약

UN 매매협약은 성공적으로 私法의 統一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법분야에서 통일작업이 활발했던 분야는 국제운송과 분쟁해결이었으며, [外國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UN 협약](UN Convention on the Recognition and Enforcement of Foreign Arbitral Awards; 일명 뉴욕 협약)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였다. UN 매매협약은 당시 국제사회에 편만했던 남북·동서간의 정치적·이념적 대립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통분모(acceptable common denominator)를 찾아 입법화한 것이다. 국제적인 노력을 통하여 국내 적용될 실체법을 만든,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작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았던 것이다.

UN 매매협약은 영업소가 다른 국가에 소재한 당사자간의 물품매매 계약으로서, 첫째, 당사자의 영업소가 있는 국가가 모두 체약국인 경우, 둘째, 국제사법상의 준거법 결정에 관한 원칙에 의하여 체약국의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 등에 적용이 있다(1조). 오늘날 무역거래를 규율하는 實定法이 나라마다 상이할 뿐 아니라 국제상관습의 해석에 있어서도 국제적 통일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하에서 동 협약이 국제무역의 법률적 장벽을 제거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고는 논의의 초점을 계약의 성립 분야로 국한시켜 UN 매매협약의 규정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民·商法과의 차이점, 국제화의 필요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하는 바, 자세한 내용은 무역상무학회 99년도 학회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UN 매매협약은 대륙법과 영미법을 조화롭게 절충한 데다 그 규정이 상세하고 법률관계의 해석이 상대적으로 명쾌하여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에 있어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무역거래의 준거법으로 UN 매매협약을 지정할 경우 개개의 거래관계에서 별도의 特約을 할 필요가 없고, 제3의 중립적인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각 당사자의 설립지법으로 이를 보완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다. 더욱이 UN 매매협약은 국제상거래법의 통일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주요 개념과 전문용어가 다른 국제법률문서에 그대로 사용되는 예가 많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대부분의 교역상대국이 UN 매매협약의 체약국임에도 아직 정부 차원에서 동 협약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고 학계에서 비로소 논의가 시작된 단계이다. 우리나라가 UN 매매협약에 가입한다면 세계 각국과 무역거래를 할 때 영미법이나 중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기보다는 동 협약를 준거법으로 지정함으로써 선진국에 대하여는 매수인의 입장에서 동 협약상의 매수인 보호조항에 의해 확실한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개도국의 바이어들에 대하여는 거래규범에 대한 예측가능성, 법적 안정성을 제고함으로써 무역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 들어 UN 매매협약과 같은 私法統一노력에 대하여 경제적 목적에 입각한 국제적 컨센서스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Harold Burman, "Building on the CISG; International Commercial Law Developments and Trends for the 2000's", Symposium - Ten Years of the United Nations Sales Convention, 17 Journal of Law and Commerce 355, 1998)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교역거래의 확대와 전세계적인 법률 네트워크(global law network)의 형성을 서두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당사자간의 권리의무의 균형이나 司法節次를 중시하기보다는 전통적인 商人法(lex mercatoria)이나 시장관행(market practices)을 중시함으로써 경제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실 전자상거래 분야만 하더라도 거래의 형식(formality)에 관한 각국 국내법의 조화를 기하고 그 간격을 좁히려 하기보다는 새로운 국제규범과 기준을 창설하려는 노력이 더 활발한 실정이다.

이처럼 90년대 들어서는 국제거래법의 경향이 사뭇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사법통일 움직임도 종전과는 달리 경제적·정책적인 과제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확실히 1980년의 UN 매매협약, 1980년 提訴기간(limitations) 협약의 개정의정서, 당사자자치(party autonomy)의 원칙에 입각하여 商人法을 새롭게 정립한 1994년의 [국제상사계약에 관한 UNIDROIT 원칙](UNIDROIT Principles of International Commercial Contracts)은 지금에 비해 古典的인 접근방법을 취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潮流 내지 傾向은 무엇인가. UN에서 제정한 [전자상거래에 관한 모델법](UNCITRAL Model Law on Electronic Commerce)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2. 전자상거래 모델법

UNCITRAL은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전자문서교환) 및 관련 통신수단의 법적 측면에 관한 모델법] 초안을 마련하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1996년 제29차 회의에서 [전자상거래에 관한 UNCITRAL 모델법](이하 "UNCITRAL 모델법"이라 함)을 채택하고 같은 해 12월 16일 제85차 UN 정기총회에서 이를 의결하였다.

UNCITRAL 모델법은 각국이 전자상거래에 관한 입법에 착수하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국제적으로 승인될 수 있는 법원칙을 제시하고, 전자상거래에 대한 법적인 장애와 불명확성을 제거한다는 취지하에 제정되었다. 아울러 관련 국제협약에 대한 해석상의 기준을 제시하고, 국제거래에 있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바, 한 마디로 서명이 되어 있는 원본 서류(original writing)에 의하지 않고 컴퓨터 통신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교환하는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장애와 불명확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UNCITRAL 모델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비록 UNCITRAL에서 법조문 형식으로 제정되었지만 여러 나라가 체약국으로서 참가하는 조약법(convention)이 아니라 각국이 전자상거래법을 제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모델법(model law) 형식을 취하고 있다.

둘째, 모델법의 적용범위는 국제거래에 한정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는 전통적인 의미의 국경을 뛰어넘어 이루어지게 마련이므로 국제거래에 한하여 이를 적용한다는 것은 오히려 전자상거래의 법적인 걸림돌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 대신 각국이 이 법의 적용을 국제 거래로 한정하고자 한다면 "이 법은 제2조 제1항(데이터 메시지의 정의)에 정의된 데이터 메시지에 대하여, 그것이 국제적인 상거래에 관련된 경우에 적용된다"는 규정을 둘 수 있도록 제안하였다.

셋째, 이 모델법은 원칙적으로 소비자보호 또는 정부기관의 관여(예: 통관절차)가 문제되지 않는 순수한 상사 거래에 한하여 적용된다. 다만, 각국의 입법례에 따라서는 공적인 거래에 대해서도 모델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델법이 소비자보호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이 법은 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어떠한 법규범에도 우선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게 하여 소비자거래를 일률적으로 모델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피하고 있다.

EC 모델법의 주요 내용, 적용대상, 성격에 관하여는 무역상무학회 학회지를 참고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알아보자.

전자상거래 모델법이 독특한 입지를 구축한 것은 그것이 영미법과 대륙법계 국가간 적용법률의 불일치로 인한 혼란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면으로(in writing)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각국의 실정법에 대하여 모델법은 "만일 데이터 메시지에 포함되어 있는 자료가 이후의 증명에 사용될 수 있도록 입수가능하다면 데이터 메시지에 의해서도 충족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모델법 6조1항) 이는 서면자료의 제출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하고 있다(동 6조2항).

다만, 모델법은 다양한 상황에서 전자상거래에 관한 모든 규칙과 원칙을 정한 것이 아니고 하나의 기본적인 틀(framework)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모델법 규정은 어느 나라의 법률 시스템에 입각한 것이 아니며, 따라서 개별 국가가 이를 참고로 법을 제정할 때에는 그 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자세한 사항을 규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모델법에서 언급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에 관한 법적인 문제는 그 해결방안을 모델법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다른 관련법률, 예컨대 행정법규나 절차법, 계약법에서도 찾을 수 있게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3. UN 보증협약

오늘날 국제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은행 지급보증서(letter of guarantee; L/G)는 대부분 보증인이 이의 없이 무조건적으로 보증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즉시지급(first demand guarantee) 조항을 두고 있다. 이러한 특약조항은 채권자의 입장에서 국제거래의 당사자들에게 적용되는 법제가 서로 다르고 채무자가 속한 나라의 외환관리법 기타 공법상의 규제조치로 인하여 야기되는 채권회수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보증은행으로서도 채권자-채무자간의 원인관계에 따른 분쟁에 말려들 필요 없이 지급후 즉시 求償權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조건적인 지급의무가 있는 독립보증서(independent guarantee)를 발급하고 있다. 독립적 보증은 특히 해외건설공사와 관련된 입찰보증, 선수금 환급보증, 이행보증 등에 많이 사용된다.

한편 보증신용장(stand-by L/C)은 상품거래와는 관계없이 마치 보증서처럼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즉 L/C 수익자가 상대방(개설의뢰인)이 계약상의 일정한 급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確認書(statement of non-performance)를 은행에 제출하면 발행은행은 이에 따른 지급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보증신용장은 그 문언이 보증서와 매우 흡사하지만 신용장이므로 신용장 통일규칙(UCP)의 적용을 받게 되며, 신용장 금액을 청구하려면 그에 기재된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美國의 은행들은 연방은행법(National Bank Act)상 보증업무가 은행의 업무로서 명시되지 않은 관계로 법원이 이를 權限外(ultra vires)의 행위로 보고 있어(no guarantee rule) 그 대신 보증신용장을 발급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70년대 이후 독립보증서나 보증신용장이 국제거래에서 신용보강(credit enhancement)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는데 이를 규율하는 법규범에 미비점이 많아 ICC에서는 이에 관한 통일규칙을 제정하였다. 우선 보증신용장은 기존 UCP를 따르기로 하고, 독립보증서에 대해서는 1991년 요구불 보증에 관한 통일규칙(Uniform Rules for Demand Guarantees; URDG, ICC Publication No.458)을 새로 제정하였다.

보증신용장은 미국에서, 독립보증서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각각 통용되고 있음에도 그 중요성에 비추어 법적인 규율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UNCITRAL은 이를 통합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6년여의 준비 끝에 [독립보증서 및 보증신용장에 관한 국제협약](UN Convention on Independent Guarantees and Stand-by Letters of Credit; UN Guarantees Convention)을 1995년 12월 채택하였다. UN 보증협약은 그 발효에 필요한 5개국의 서명을 받지 못한 관계로 본고에서는 그 내용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국제거래에 관한 私法統一에 앞장서 온 두 기구가 경쟁적으로, 그것도 금융계에서 자율적으로 잘 처리하고 있는 보증서에 관한 규범을 만든 이유가 분명치 않다.

미국의 은행들이 1960년대 기존 상업신용장에 보증의 기능을 부가하여 보증신용장을 고안한 이래 보증신용장에 대하여는 UCC 제5장의 신용장 규정이 적용되었다. 반면 유럽의 은행들이 많이 이용해온 독립보증서는 1930년대의 제네바 조약(Geneva Treaty)을 토대로 영국식 보증관행을 따르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UCP를 매 10년마다 개정하였고 1992년에는 URDG를 새로 제정한 ICC는 보증신용장과 독립보증서(demand guarantee)를 별개로 취급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즉, 보증신용장은 독립보증서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는 독립보증서의 다른 이름에 불과할 따름(simply another term)이며, 미국에서 보증 업무로 오인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신용장 통일규칙의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인 견지에서는 보증신용장이나 독립보증서나 UCP 또는 URDG 어느 규칙을 따를 것인지 서류에 표기하는 관행이나 거래용어상의 문제이지 법적인 문제는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보증신용장에 대하여 신용장거래에 수반되는 업무관행, 즉 보증인의 계산에 의한 신용장 발급, 제2의 은행에 의한 확인(confirmation), 발급은행 이외의 창구지급 등이 행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UN 보증협약은 UCP 규정의 흠결로 자주 논란이 되었던 수익자의 詐欺的 행위에 대한 법원의 救濟(21조), 적용법의 선택 및 결정(26, 27조)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나, 각 당사자의 권리의무관계에 관하여는 일반적인 사항만 규정하고 있을 뿐 대부분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표준관행(generally accepted standards of international practice)을 존중한다고 하고 있다(12∼17조). 그러므로 UN 보증협약이 발효되고 여러 나라가 동 협약에 가입한다 하더라도 UCP와 상호보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ICC 규칙은 거래당사자가 합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반면, UN 협약은 조약이므로 이를 채택한 나라에서는 국내법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4. 새로운 擔保제도의 모색

상법은 흔히 시대의 변천, 경제의 발달에 따라 부단한 진보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流動的·進步的 경향] 각국의 상법 규정이 점차 일치하여 세계적으로 통일화의 방향을 걸어가고 있다[普遍的·統一的 경향]고 일컬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가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우루과이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타결 짓고 WTO(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서 상품·서비스 교역의 촉진과 무역장벽의 해소에 노력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UNCITRAL, UNIDROIT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무역거래를 원활히 하고 상업금융(commercial finance)의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담보제도의 고안에 부심하고 있다. 새로운 담보제도란 그 동안 일반적인 재고금융 외에는 거의 방치되어 온 외상매출채권(account receivables)을 일괄 양도(bulk assignment)하는 방식으로 담보를 설정하게 하는 것으로 현재 UNCITRAL에서 1999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국제협약안(draft uniform rules)을 기초하는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1988년 국제 금융리스에 관한 협약(UNIDROIT Convention on International Financial Leasing, 1995년 5월 발효)을 채택한 바 있는 UNIDROIT에서는 캐나다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현재 국제적 이동성이 있는 高價의 동산·장비(mobile equipment: 항공기 동체·엔진, 선박, 인공위성, 우주비행물체, 컨테이너, 철도차량, 농업·건설장비, 선박 등)를 국제거래의 담보로 이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UNIDROIT의 실무작업반에서는 동산·장비에 대한 외국의 담보권을 인정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다수의 건의안을 내놓았는데, 대체로 미국 UCC 제9장의 動産擔保(secured transactions) 제도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국제적인 컴퓨터網에 당해 동산·장비를 등록하는 것을 對抗(perfection)요건으로 하여 물적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회원국 정부기관, 민간단체, 이해관계자들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전체이사회(Governing Council)에 올려 조만간 국제협약안(draft UNIDROIT Convention on International Interests in Mobile Equipment)을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된다면 컨테이너, 철도차량과 같은 고가의 장비를 수출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지금과 같은 양도담보가 아닌 우선변제적 효력이 확실한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게 되므로 적은 비용으로 상업금융을 이용할 수 있고 수출 확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적인 컴퓨터 시스템의 구축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무엇보다도 각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기에 그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5. 우리의 對應

본고는 私法분야에서 국내법의 조화와 통일(harmonization and unification)을 꾀하는 국제협약으로 UN 매매협약과 전자상거래 모델법, UN 보증협약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국내법간의 차이와 간격을 조화롭게 해소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인 만큼 국제기구가 국내 입법을 선도하는 노력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적용규범의 주도권을 다투는 움직임도 있음을 보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이들 협약을 國內立法化하는 데에도 아직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현재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법분야의 통일노력이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진정한 국제화·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도입에 관한 논의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經驗的으로 이들 협약이 국내법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에 대한 학계와 실무계의 인식, 정부와 국회 등 입법자의 관심제고, 그리고 채택에 따른 이익의 확산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이른바 "타이타닉 效果"라 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수 있는 사례를 기다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經濟는 항상 발전의 길을 걸어가는 것만은 아니다. 1997년의 외환·금융위기를 겪은 동남아와 중남미, 그리고 東歐의 체제전환국들은 硬貨(hard currency)의 부족으로 정상적인 무역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오히려 물물교환식의 求償貿易(counter trade)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계는 신용장 결제에 의하지 않은 전통적인 무역형태에 대하여 고객관계 유지라는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학계, 법조계에서는 적정 거래가격의 산정, 관련 계약서의 정형화, 리스크 회피방안의 강구, 분쟁해결방법의 구축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역상대국의 법제를 굳이 모르더라도 權益의 침해를 받지 않는 무역거래의 준거법으로 UN 매매협약을 채택하고, 전자상거래의 보편적 원리를 도입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방치해 온 韓半島 以北에 대한 법적 대응이라고 하겠다. 50년 이상 분단되었던 현실에 비추어 이를 극복하는 데도 그 못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韓半島가 통일되었을 때를 상정하기 전에 지금 당장이라도 南北 경제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다음과 같은 허다한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한 가지만 예로 들더라도, 남북간 거래에 대하여 무슨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 北韓의 거래상대방에게도 우리와 같은 방식의 계약과 결제를 요구할 것인지 실제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요컨대 국제적인 私法의 통일 못지 않게 남북간 사법분야의 통일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한반도가 동·서독 방식으로 통일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로 남게 된다. 예컨대 보유자산이 거의 보잘 것 없는 북한의 주민이나 기업에 대하여 우리 방식대로 은행거래를 유도하고 담보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北韓지역의 법제도부터 정비하여야 하겠지만 상당 부분 재정지원과 기술적인 지도·자문을 하는 선진국(특히 美國) 기준으로 시행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학계와 법조계, 입법자의 공동대처와 노력이 배가되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단적인 예로 폴란드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계은행과 IMF가 폴란드에 차관을 공여할 때 최우선적으로 권고한 것은 現代的인 담보제도를 갖추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담보제도가 온전치 못하면 외국인투자자가 채권회수에 확신을 가질 수 없고 투자를 주저할 것이기 때문이다. 폴란드 국민들이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은 주로 동산이었기 때문에 動産담보제도가 발달한 美國의 법학자들이 담보법의 제정 작업에 대거 참여하였다. 그 결과 1995년 6월 제정·공포된 폴란드 擔保法은 법률자문을 해준 미국 법률가들의 영향을 받아 동산에 대한 담보권설정 위주로 하되 담보등록을 위한 등기소의 설치와 미국식 전산 시스템의 도입, 그리고 저렴하고 효율적인 강제집행 방법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였던 것이다(졸고, "體制轉換國의 금융제도 개혁-폴란드의 사례를 중심으로", 산은 조사부,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