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파이낸스의 투자기구


에셋 파이낸스(asset finance)란 보유자산을 이용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각종 금융기법을 말한다.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1998.9.16, 법률 제5555호)의 시행 이래 자본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유동화증권(asset-backed securities; ABS)이 대표적이지만, 부동산담보부 채권을 유동화한 주택저당채권(mortgage-backed securities; MBS),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만 가지고 원리금을 상환하는 프로젝트 금융(project financing), 고가의 내구재 판매시 많이 활용되는 팩토링(factoring),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지고 부동산관련 상품에 투자·운용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 등이 있다.

통상 에셋 파이낸스는 일정한 목적 하에 투자기구(vehicle)를 매개로 이루어진다. 역시 ABS의 유동화전문회사(special purpose vehicle; SPV)가 대표적이지만, 본고는 에셋 파이낸스가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행해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그 이점을 알아보고, 보유자산을 어떠한 방법으로 자금화하는 것이 유리할지 투자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에셋 파이낸스의 의의

종래 기업의 자금조달은 대차대조표상 대변의 부채·자본에 속한 은행차입, 사채·주식의 발행 등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차변의 보유자산을 가지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널리 성행하고 있다. 이를 일컬어 'LHS 펀딩'(left hand side balance sheet funding; 대차대조표 차변의 자금조달) 또는 '에셋 파이낸스'(asset-based financing)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에셋 파이낸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기자본비율의 개선 및 부실자산의 축소에 노력해야 하는 금융기관이나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하는 기업들로서는 가장 효율적인 자금조달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에셋 파이낸스에 속하는 자산유동화, 주택저당채권의 유동화, 부동산투자신탁(equity REITs)의 경우를 예로 들어 각각의 투자기구(vehicle)의 장·단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형 리츠는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관련법이 제정된다는 전제 하에(2000.7 건설교통부에서 [부동산투자회사법(안)] 입법예고) 이에 포함시켜 논의하기로 한다. 프로젝트 금융도 넓은 의미의 에셋 파이낸스에 속하지만 그 목적(non- or limited recourse financing)이나 구조(프로젝트 관련자산의 의무적인 담보제공)가 다소 異質的이므로 본고의 분석대상에서는 제외하였다.

이상의 에셋 파이낸스는 첫째로 보유자산을 매각·양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동화할 수 있으므로 시장여건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기동성 있게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둘째, 에셋 파이낸스는 투자기구에 자산을 매각하는 형식을 취하므로 대상자산을 대차대조표에서 소거(off-balance sheet)할 수 있으며, 그 만큼 자기자본비율(BIS ratio)이 개선되고 대차대조표의 자산구성이 슬림화될 수 있다.
셋째, 자산의 양도를 요소로 하므로 필연적으로 과세문제가 따르지만, 투자기구를 자금이 흘러 지나가는 導管體(conduit)로 구성함으로써 조세감면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넷째, 에셋 파이낸스에 있어서는 거래구조에 적합한 투자기구를 매개로 하게 되는 바, 이를 통하여 자산보유자의 파산으로부터 절연(bankruptcy remote)되는 등 법적 리스크(legal risk)를 배제할 수 있게 된다.

2. 투자기구의 조건

에셋 파이낸스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대상자산의 종류, 투자(유치)자금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투자기구를 선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산유동화에 있어서는 현행법상 유한회사 형태의 유동화전문회사(특수목적회사; SPC)를 설립하거나 신탁회사(은행의 신탁계정 포함)를 이용하여야 한다(자산유동화법 2조 1호).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의 경우에는 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SPC)가 대상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담보로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증권을 발행하거나 이를 기초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한다(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법 2조 1항 1호).

외국의 에셋 파이낸스에 관한 법제를 보면 회사(corporation), 신탁(trust) 외에도 조합(partnership), 회사형 투자신탁(mutual fund) 등의 투자기구를 인정하고 있다. 어떠한 형태를 취하든 간에 투자기구는 투자자보호, 이익의 공평한 분배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을 구비하여야 한다.
① 투자기구는 자산보유자가 파산하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파산으로부터 절연·격리될 것
② 당해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한 법인세, 투자자에 대한 소득세 등 이중과세를 회피할 수 있을 것
③ 자산보유자가 투자기구에 자산을 양도하는 것이 법률적으로나 회계상으로 진정한 매매(true sale)로 인정될 수 있을 것
다만, 상기 세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신탁뿐이고, 나머지는 불완전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조세감면의 혜택을 받으려면 관련세법에 규정된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3. 특수목적회사(SPC)

자산유동화법에 규정되어 있는 몇 가지 특례 - 채권양도 방식의 간소화(동법 7조), 근저당권으로 담보된 채권의 확정(7조의2), 일부 저당권 등기절차의 생략(8조), 조세감면(조세특례제한법 56, 119조)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SPV가 동법상의 유한회사여야 한다(동법 17조 1항).

그러나 SPC를 둘러싸고 자산보유자와 투자자 - 그것도 부채(debt)형 투자자와 지분(equity)형 투자자, 선순위·후순위채(senior-subordinated note)의 투자자 - 그리고 신용평가회사 사이에 이익상반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그 균형을 도모하는 구조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松村徹· 原二三夫·岡正規, [不動産證券化入門], シグマベイズキャピタル,1999, 164-166면 참조) .

또한 SPC는 자산보유자의 파산으로부터 절연되어야 하며(자산유동화법 13조), 세법상으로도 導管性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세법에 의하면 유동화전문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의 90%를 배당한 경우 이를 당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법인세법 51조의2 1항 1호).

일본에서도 자산유동화를 위한 특정목적회사(SPC)에 대한 조세특례가 인정된다. 즉, ▷SPC가 수입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경우 이를 SPC의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으며, ▷유동화증권의 투자자의 소득세나 주민세는 현행법 규정에 따라 지분증권이면 양도차익이나 배당소득이 실현되고, 채무증권이면 이자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SPC의 단점이라면 자산보유자가 대상자산을 양도한 시점으로부터는 원칙적으로 일부 자산의 교체 내지 추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에는 ABS형 SPC에 뮤추얼 펀드의 요소를 가미한 주식회사 형태의 REITs와 FASIT(financial asset securitization investment trust; 금융자산증권화 투자신탁)가 있는데, 확정금리부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대상자산을 교환·추가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살 우려가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4. 신 탁

자산유동화 제도가 처음 신탁에서 비롯되었을 정도로 신탁은 투자기구로서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신탁제도는 신탁재산과 수탁자의 재산을 구별하여 관리해야 하므로 자산보유자의 파산으로부터 완전히 절연되는 것이다. 또한 대상자산에서 회수되는 현금흐름(cash flow)을 신탁은행에서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므로 수탁자의 재산과 혼동되거나 손실이 발생할 염려도 없다.

법인세, 소득세 등의 관련 조세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단순한 명의인인 수탁자가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향수하는 신탁수익권자가 신탁재산의 소유자로서 부담하게 된다. 즉 신탁에 있어서는 완전한 도관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특히 신탁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신탁수익권으로 분배할 수 있기 때문에 패스-쓰루(pass-through)형 상품에 적합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신탁수익권을 SPC 등의 투자기구와 조합한 신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다만, 신탁의 경우에는 제3자에의 양도성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증권거래법은 동법에서 유가증권으로 열거한 것만 유가증권으로 인정하고 있는데(동법 2조), 자산유동화를 통하여 발행되는 유동화증권 가운데 유동화전문회사의 출자증권, 신탁회사가 발행하는 수익증권, 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은 유가증권으로 지정되어 있다(증권거래법시행령 2조의3).

5. 회사형 투자신탁

우리나라에서도 1998년 제정된 증권투자회사법에 의하여 회사형 투자신탁(뮤추얼 펀드)을 설정할 수 있다. 즉 회사형 투자신탁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한 증권투자 펀드를 말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산의 50% 이상을 유가증권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당해 증권투자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게 되며 이익배당을 받을 뿐만 아니라 주주로서 펀드의 운용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현행 우리 세법상으로는 증권투자회사(뮤추얼 펀드)가 배당가능이익의 90%를 배당한 경우 이를 당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공제하고(법인세법 51조의2 1항 2호), 증권투자회사로부터 2001년 12월 31일 이전에 받는 배당소득금액에서 상장 유가증권(코스닥 주식, 벤처기업 주식 포함)의 양도차익으로 배당하는 금액은 제외하기로 하였다(조세특례제한법 91조의2).

일본 세법상으로도 회사형 투자신탁은 펀드의 단계에서 투자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할 경우 법인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또 투자자산의 50% 미만은 유가증권이 아닌 자산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그 범위 내에서 실물자산을 취득하거나 양도하는 등의 거래를 할 수 있다.

회사형 부동산투자신탁으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입법예고 중인 'REITs'가 있다. 리츠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위와 같은 세법개정을 통해 과세특례인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부동산투자회사법(안)]은 국회 통과시 2001. 7. 1부터 시행될 예정임).

그 밖에 일본에서는 소수(2∼49인)의 適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私募투자신탁을 설정할 수 있는 바, 투자가의 수요에 대응한 각종 다양한 타입의 투자신탁을 설정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회사형 투자신탁에 비해 상품설계가 자유롭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유가증권이나 다른 SPC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산을 대상으로 투자운용하려면 이에 정통하고 경험이 많은 투자자문회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6. 조 합

일본에서는 [不動産特定共同事業法]에 의하여 민법상의 임의조합이나 상법상의 익명조합을 설치하여 부동산을 소액으로 나누어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특정공동사업자를 영업자로 하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가 (익명)조합원으로서 이에 출자하는 것이다.

일본의 부동산특정공동사업법은 그 동안 수 차례 개정된 결과 현재 최저판매액을 구좌당 5억엔으로 낮추었고 제3자에 대한 양도도 자유롭게 인정하고 있다. 또한 대상자산을 교체 또는 추가할 수 있고, 출자총액의 2/3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기만 하면 나머지 1/3은 SPC가 발행한 증권 기타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으므로 투자펀드로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투자자보호가 불충분하여 부동산특정공동사업법에서는 당해 조합에 대하여 개업규제, 사업규제를 하고 있으나, 투자자보호의 견지에서는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더욱이 익명조합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관리·운용하는 영업자의 파산으로부터 절연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