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학기 경희대 법대 기말시험 채점평


▶總 評

1년간 연구년을 마치고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다짐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리걸 마인드(Think like a Lawyer)를 갖추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법, 국제거래법 수업의 조별 발표에 많은 학생들이 호응해 준 것은 보람 있는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기말시험에서는 평범한 케이스 문제를 통하여 학생들이 과연 법률가처럼 생각하는지 점검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공부한 대로 법적 논점을 정리하고 법 조항을 중심으로 판례와 학설을 검토한 후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잘 쓴 사람은 기대 이상으로 잘 한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다시 한 번 시험치는 요령을 환기시킨다면,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그가 이해하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입니다.
-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간결 명료하게 답안을 작성할 것
   (자기 멋대로 문항을 고쳐 답을 쓰는 것은 百害無益한 일임)
- 시험답안지는 교과서와 같이 서술식(narrative)으로 쓸 것
   (大入수험서처럼 요점만 나열하거나 표로 작성하는 것은 금물임)
- 중간제목을 붙이고 2줄 쓰고 1줄 띨 것
   (중간제목도 없이 줄을 띠지 않고 죽 이어서 쓴 글은 제대로 읽히기 어려움)
- 배점 비율에 따라 문항의 논점 별로 필요한 사항만 언급할 것
   (10점 짜리는 한 면 가득히 쓰고, 20점 짜리는 2-3줄 쓴 답안, 문항을 '문제의 제기'라 하여 되풀이 적어 놓은 답안도 있었음)
- 시험용 법전을 참조하는 경우 법조문을 그대로 옮겨적을 필요는 없으나, ( ) 안에 조항은 반드시 인용할 것

▶상법 I의 포인트

1. X사가 Y사에 고가의 자동차부품의 운반을 의뢰하였으나 운송 도중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운송물이 심하게 훼손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문제입니다.
Y사의 차량이 고속도로 상에서 전복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운송물이 훼손된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책임, 불법행위책임을 모두 물을 수 있는데, 판례에 따라 청구권경합설에 입각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Y사의 주의의무의 정도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액이 달라진다는 점을 언급하여야 합니다. 바로 송하인이 고가물임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의 운송인의 책임 문제인데, 운송인이 우연찮게 고가물임을 알게 된 경우 그의 주의의무와 배상액에 관한 학설을 소개하고 그 중의 한 견해를 택하여 결론을 내리면 됩니다.
다수설에 의하면 운송인이 보통물로서 주의의무를 기울이더라도 고가물로서 1억원의 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지만, 다른 학설을 취하더라도 오답으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2. 화물운송약관의 면책조항이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유효하다는 판례와 학설을 소개하면 됩니다. 사안의 경우 다른 차량의 추돌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운송인의 면책약관을 실효시키는 악의, 중과실은 없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Y사로서는 채무불이행책임은 면할 수 없고 1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음에도 손해배상액은 3천만원으로 한정된다는 점, 가해차량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면책조항을 말 그대로 그 금액에 한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거나 그 금액만큼 손해액이 공제된다(deductible)고 적은 답안도 있었습니다.

3. 영업양도, 자산인수, 합병을 비교하라는 문제를 기업구조조정의 효과를 비교하라는 비법률적(?)인 문제로 오해한 답안이 여럿 있었습니다.
문제의 취지는 세 가지 구조조정방안을 놓고 거래의 내용과 형식(당사자간의 합의, 약정, 법률의 규정?), 절차(계약의 체결, 이사회·주주총회의 승인?), 효과(고용승계, 권리의무의 포괄적 승계?), 경업피지의무 등을 조목조목 비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4. 화물상환증의 유가증권 속성 중에서 상환증권성, 처분증권성을 설명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관습법상으로 널리 행해지는 보증도가 그 자체 위법은 아니지만 운송인은 화물상환증 소지인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언급하여야 할 것입니다. 채무불이행책임이 아니므로 청구권경합은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5. 빈터에 주차공간만 제공한 음식점 주인과 자동차 키를 맡기지 않고 그곳에 주차를 한 손님 사이에 '임치의 합의'가 있었느냐를 따져보면 될 것입니다.
일부 답안에서는 득점에 도움이 안되는, 음식점 주인은 공중접객업자이다, 자동차는 휴대물이다, 고가물이다, 차량도난은 불가항력적 사태라는 등 불필요한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6. 수업시간에 공부하였던, 수험용 법전에도 나오는 약관규제법 상의 사업자의 약관 명시설명의무와 위반시의 효력,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상적 통제, 법원에 의한 사후의 구체적 통제를 설명하면 만점 처리하였습니다.

▶국제거래법의 포인트

OCW강의 관계로 모범답안을 첨부하였으니 각자 자신의 답안과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