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퍅한 지도자와 출애굽의 이적
       -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는 북한 지도자를 바라보며

다음은 2012.3.27자 남북물류포럼 홈페이지에 실린 KoLoFo 칼럼을 전재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300여년 전(BC1290) 중동 최대강국인 이집트 궁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모세라는 이름의 노인이 파라오에게 알현을 신청하고 대뜸 고센 지방에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자기네 동포 히브리인들을 이집트에서 내보내 달라고 요청한다. 파라오는 처음에는 가소롭게 여기고 일축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적을 행하면서 파라오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파라오도 왕실의 마술사를 시켜 그에 대항하게 했으나 이내 역부족임을 깨닫게 된다. 이집트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온 히브리인들을 내보내면 그들과 거래를 해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집트 전체 경제가 무너지지는 않을까, 그 숫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터에 이집트 왕국의 재정이나 국방이 취약해지지는 않을까 파라오는 연일 노심초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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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평양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김정은이라는 20대의 젊은 지도자가 등장해 국민들이 기억하는 ‘위대한 할아버지’ 탄생 1백주년을 맞아 뭔가 자신의 실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싶었다. 그것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일이다. 현재 상당한 수준으로 개발에 성공한 핵무기를 탄두에 실어 미 대륙까지 보낼 수도 있다.
미국은 로켓 발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어제까지만 해도 주기로 약속했던 식량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한다. 동맹이라고 여겼던 중국과 러시아도 “로켓 발사 대신 민생부터 챙기라” 하고, 반기문이라고 하는 한국계 유엔사무총장까지 나서 한 목소리로 “국제규범 위반”이라며 로켓 발사를 중지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춘다면 온 국민이 “국제압력에 굴복하고 만 애숭이 지도자”라고 손가락질하며 더 이상 따르지 않을 것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만난을 무릅쓰고 이룩한 김씨 왕조가 뿌리 채 흔들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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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파라오나 북한의 김정은은 영락없는 닮은꼴이다. 오늘날의 국제지도자들도 모세와 같은 경고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후의 행로도 비슷하게 전개되는 것일까? 김정은에게는 서너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우리의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로켓을 발사하지는 않고 협상을 하는 척하며 미국으로부터 식량을 지원 받고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는 등 경제적으로 실속을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칼을 빼들었으니 거두어들일 명분이 마땅찮고 군부 강경파에 밀릴 공산이 크다.
둘째는 고집을 굽히지 않고 김정일이 생전에 “로켓을 쏘라”고 지시했던 사항이라며 발사를 강행하는 것이다.
셋째는 기상의 악화 또는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부득이 발사 전에 중단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끝으로 발사는 하였지만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발사 단추는 누른 다음이고 김정은이 선택하여 그리 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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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로켓 발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퍅했던 파라오 치하의 이집트에 닥쳤던 것처럼 온갖 현대판 재앙이 북한을 휩쓸게 될까? 비록 그러할지라도 파라오가 그리 했던 것처럼 김정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 같다. 파라오 압제 밑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고통 받고 신음하던 히브리 백성들하고 오늘날 기본적인 생계조차 어려운 북한 주민들이 오버랩된다.
옛날에 있었던 일인 줄로만 알았던 성경이 바로 오늘 재현된다면, 3천여 년 전에 이집트 땅에서 벌어졌던 것처럼 황사가 북한 땅을 뒤덮고, 온갖 곤충이 창궐하고 전염병과 풍수해가 만연하고 기상이변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무고한 북한 주민들이나 북한에서 가까운 남한의 중부지방에도 비슷한 피해를 입게 되지는 않을까. 오직 출애굽(Exodus)의 이적을 이루어주신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길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