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침해의 反社會性

최근 인기가수 B양의 적나라한 사생활을 다룬 動映像이 인터넷 상에서, CD로 나돌면서 모두들 놀랐다.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도 누군가 엿볼 수 있다는 것, 인터넷상의 유통속도는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라는 것, 그러나 아무도 집단관음증(peeping tomism)이나 타인의 사생활 침해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심지어 어느 벤처업체는 문제의 동영상을 CD롬으로 제작하여 관련기관에 연말연시 선물로 돌렸다고 한다)을 실감하였던 것이다. 우리 憲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私生活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인기절정의 여가수는 전국민(?)에 의한 公公然한 사생활 침해로 말미암아 일체의 공연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혹자는 年前의 'O양의 비디오'가 단시일내 온 국민의 인터넷화를 촉진하였다면 이번 'B양의 사생활'은 인터넷에서 동영상 파일을 검색하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우스갯말을 한다. 그러나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이처럼 사생활(privacy) 침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헌법에 규정된 대로 國家가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의 個人情報保護 강화

2000년 12월 폐회를 얼마 앞두고 國會 본회의는 서둘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기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등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한 것으로 政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기도 했지만 늦어도 2001년 7월부터는 시행하지 않으면 안될 사정이 있었다. 그것은 주요국들이 개인정보 보호가 미흡한 나라에 대해서는 정보의 교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域內 단일시장 구축의 일환으로 원활한 정보교류를 촉진해온 유럽연합(EU)에서는 [개인정보보호지침](Directive 95/46/EC)을 공표하고 역외 제3국이 적정 수준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않는 한 개인정보의 유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에서의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 EU내 기업들과 네티즌 정보를 공유하고자 했던 미국은 그동안 번번이 거절을 당해왔다. 그러나 작년 3월 미국과 EU 대표가 일률적인 연방차원의 입법 대신 세이프하버 룰을 정하여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개인정보 보호기준을 준수하는 선에서 합의를 보고 이를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 결과 미국과 EU의 기업들은 상대측 소비자정보를 제공받을 경우 그 목적을 명시해야 하며, 다른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거나 유출(제3자 제공)할 경우 형사처벌, 손해배상 등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7월부터 정보통신부가 개인정보보호지침을 시행해오다가 이번에 法律로 격상시키고(법률의 명칭부터 변경하였다) 벌칙을 강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인터넷을 이용할 때 대부분의 사업자가 無料이용의 구실로 각종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마케팅 광고업자 등에게 판매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용자들도 공짜 이용에 대한 대가로, 또는 경품을 타기 위해 자신의 관심사와 기호에 대하여 설문조사에 응하듯 프라이버시에 대한 별의식없이 체크 표시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무심코 개인정보의 이용에 동의하였던 네티즌들도 얼마 후 전혀 모르는 통신판매업자가 자신에게 스팸 매일을 보내고 심지어는 전화를 걸어오는 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넷상 프라이버시 침해의 反社會性

새로 개정된 법률에서는 罪刑法定主義의 원칙에 따라 정보화 시대에 범죄가 되는 신종 행위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음란물을 배포·판매하는 행위는 處罰을 가중하고 해킹(정보통신망 불법침입), 비밀누설, 공포물·컴퓨터 바이러스의 유포행위를 처벌하는 외에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예: 인터넷통신회사는 물론 인터넷을 통하여 물품·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자도 포함한다)가 告知·서비스 이용약관의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 등에 대하여 징역 또는 벌금, 과태료에 처하고 있다.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일반 불법행위책임과는 달리 사업자가 자신이 고의·과실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특기할 만한 것은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는 14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하여는 반드시 보호자(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 개인정보를 수집하게 하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의무적으로 개인정보관리책임자를 두게 한 점이다. 후자는 한때 붐을 이루었던 인터넷 상거래가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용을 기피하자 IBM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들이 정보담당임원(CIO)과 같은 級의 프라이버시 담당임원(CPO: chief privacy officer)을 두기 시작한 추세와 상통한다. 말하자면 개인정보관리책임자는 개인정보보호지침을 준수하는지 자율적으로 감시하고 이용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미국식 遵法監視人(compliance officer)인 셈이다.

그러므로 정보화 시대에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意識도 바뀌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줄 것인지 결정할 때에는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로 자신에 관한 정보가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요즘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수익모델 개선을 위하여 聯合 사이트를 통해 회원을 공유하는 것도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違法의 소지가 큰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앞장을 서기보다는 각종 사업자단체를 통하여 自律的으로 개인정보의 보호에 힘쓰도록 하고, 言論에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계도하는 한편 시민단체들도 개인정보의 침해사례 고발을 받아 이의 시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일이라 하겠다. 프라이버시 문제는 가수 B양의 경우처럼 개인의 불운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개개인이 스스로 지켜야 하는 소중한 法益임을 자각하는 일이다. 이와 같이 네티즌들의 의식이 고양될 때 인터넷상의 프라이버시 침해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