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際經濟情勢 바로 읽기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키워드라면 "安全性 위주의 자산운용(flight to quality)", "BIS 자기자본비율의 개선 노력", "에셋 파이낸스(asset-based financing)의 성행"을 들 수 있다. 이하에서는 시야를 좀더 넓혀 향후 수년간 東아시아의 국제경제정세를 좌우하게 될 키워드를 찾아보기로 한다.
그것은 "中國"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테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대변되는 중국 경제의 완전개방, 中華경제권의 부상과 華人자본의 득세, 미국의 對中國 견제 강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만의 성급한 일반화(hasty generalization)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향후 국제경제 면에서 어떠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지 참고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등 주요 언론에 실린 관련기사와 칼럼을 간추려본다.

1. 中國의 WTO 가입

   가. WTO 가입의 난관

6월 초 美-中 WTO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중국이 연내 WTO에 가입하는 것이 유력해졌다. 미국은 1999년 11월 15일 중국의 WTO 가입을 위한 兩者회담을 타결 짓고서도 줄곧 중국의 WTO行을 막아왔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개방문호를 좀더 확대하고 중국내 산업구조를 시장경제체제로 유도하기 위한 압력인 셈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의견대립을 보인 분야는 농업보조금 문제였다. 중국은 개발도상국 자격으로 WTO에 가입하는 것이므로 농민들에게 생산가의 10% 범위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의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은 중국을 선진국으로 간주하고 보조금을 5%내에서 동결할 것을 고집했다. 이번에 타결을 본 중국의 농업보조금 수준은 7%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문제는 보험시장의 개방이었다. 당초 양국은 '가입후 5년 안에 지역제한을 풀고 주요 도시는 2∼3년 안에 개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보험시장 개방 폭을 더 넓힐 것을 요구하였다. 중국은 WTO 가입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정서를 고려하여 농업보조금을 고수하는 대신 보험시장의 개방 문제를 양보하는 빅딜을 했을 공산이 크다.

교역자율권 문제도 협상과정에서 양국의 의견차가 컸던 분야이다. 미국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교역 및 유통권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일정에 따라 교역자율권을 단계별로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연내 WTO 가입 여부는 6월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16차 중국가입 작업반회의에서 최종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양자간 회담으로는 멕시코와의 마지막 협상을 남겨놓고 있으나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작업반회의에서 중국 가입안이 통과되면 EU는 15개 회원국마다 동의 절차를 거치고, 미국은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WTO 총회(각료회의)에서 회원국 총수의 2/3의 찬성을 얻어 가입이 확정된다.

    나. 중국의 關聯法制 정비

중국의 WTO 가입이 임박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관련법제의 정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TO 가입협상의 의제에 포함되었던 제도를 정비하고 새로운 개방경제 체제를 순조롭게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의회격인 全國人民大會는 이미 390개의 법률을 제정한 데 이어, 상무위원회에서 140개에 달하는 법률을 개정하고, 570여개의 법률은 폐지할 방침이다. 하위 법령의 정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국무원(행정부)이 약 8백여건, 지방정부는 약 8천여건의 법규를 새로 제·개정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이 反獨占法이다. 이 법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쟁제한적인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고 정부의 과도한 산업정책 남발 금지, 특정 산업분야에서의 독과점 금지, 국유기업 경영의 시장경제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중국은 反덤핑法을 통하여 시장개방 이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기업의 덤핑 행위에 대한 감시 및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 向後 展望

중국의 WTO 가입은 13억 인구를 보유한 중국 경제로서 엄청난 기회이자 도전임에 틀림없다. 당장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최혜국(MFN)대우를 받게 됨으로써 수출이 적어도 매년 10%씩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도 약 0.5∼2% 정도 추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대외신인도가 향상되어 제10차 5개년 계획(2001∼2005년)과 西部大開發 추진에 필요한 막대한 외국자본의 도입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 시스템을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 개혁·개방을 한층 더 가속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더욱이 2004년까지 농업관세율을 17%까지 낮추는 데 따른 농촌경제의 타격, 이미 진행되고 있는 국유기업의 도산과 정리해고의 만연이 난관으로 대두되고, 은행·보험·유통·통신·법률·회계 등 서비스 산업의 개방과 지적재산권보호에 있어서도 외국의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관세 인하와 내수시장의 확대로 주력 수출상품인 전자·자동차·통신·금융 서비스 부문의 진출이 유망시된다. 현재 중국은 기초산업인 농업분야에의 투자 확대, 공업부문의 중복투자 해소, 생물산업(BT)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와 유통·물류·서비스 분야의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 기업은 이미 통신장비 수출의 거점을 확보하는 등 투자진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중국 상품과 해외시장에서의 격돌이 불가피해지므로 국내 기업들은 더 한층 가격, 디자인, 품질 면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중 통상마찰과 투자분규의 문제도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2. 中華經濟의 부상

   가. 華人資本의 득세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 홍콩과 대만, 동남 아시아, 북미 등 중국 화교가 상권을 지배하고 있는 여타 지역과 광범한 경제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본토 밖에 거주하는 華僑 인구는 세계 인구의 1% 정도인 6천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들은 아시아 1천대 기업 가운데 517개를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 경제와 아시아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와튼 계량경제연구소(WEFA)를 비롯한 주요 연구소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화인경제권이 21세기에는 세계 어느 경제권보다 빨리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화인자본의 규모가 2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어 작년부터는 國際起債시장에서 유태계 자본을 제쳤다. 특히 동남아 국가에서는 화인자본이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최근 화인자본은 국가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여 규제가 없는 나라를 투자처로 선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리스크 분산전략에서 벗어나 투자이익을 중시하는 생존전략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특색이다.

금년 들어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화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화인자본이 장기투자에 치중하고 중화경제권과의 연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화인자본은 미국·일본계 자금과 달리 장기투자의 성격이 짙으므로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하고 경제 발전과 기업자금 운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화인자본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을 포함한 화인경제권과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자금사정에 별 문제가 없는 선진국 기업들도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화인자본을 유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중국뿐 아니라 중화경제권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거 우리가 외환위기를 당한 것도 미국과 일본계 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였고 보면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화인자본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앞으로 화인자본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계 각국 경제와 기업들의 앞날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이 혈연·지연·業緣을 중시하는 화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교들간에 구축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화교조직으로 대표적인 것은 '국제화교협회'와 '世界華商大會'를 들 수 있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90년대식 정공법에서 벗어나 화교기업과의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과거 중국 투자에 실패한 일본 기업들이 화교인맥과의 합작을 통한 연계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경제신문 2001.6.11자 한상춘 칼럼).

    나. 日本經濟의 퇴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화경제권이 부상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 경제는 맥을 못추고 있다. 심지어는 올여름 일본의 금융경제 위기설이 파다한 실정이다. 지난 1/4분기 마이너스 0.5%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일본 경제는 고이즈미(小泉) 정권의 개혁정책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데다 9월부터 유가증권 평가손을 그대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시가평가 회계제도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주가와 채권가격이 떠받쳐주지 못할 경우 금융 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일본 경제의 위기설이 가시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더욱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의 政情이 불안하여 1997년 여름의 외환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그럼에도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구들이 보유한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일단 어느 한 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쉽게 인접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9백억달러를 넘었지만, 구조조정의 미흡, 노사불안, 회사채 상환물량의 급증 등으로 경제와 금융 시스템의 위기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3. 美國의 通商强攻策
   - 경제면의 中國 견제 카드

중국이 고도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헤게모니를 중국에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초의 미-중 군용기 충돌사고는 중국의 동정을 밀착 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 미국의 조바심을 보여준다. 최근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등 중국 주변의 여러 나라들이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이들 나라에서 親중국 반정부단체가 암약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면에서 부시 정부는 출범 초부터 '강한 미국(Strong America)' 정책의 일환으로 강한 달러화 정책을 표방해 왔다. 동시에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주요 교역국들에 대해 전방위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정책은 미국의 자존심을 회복해주기는 하지만, 강한 달러화 정책은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역적자 축소 노력과 배치된다(policy conflict)는 게 문제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무역적자 문제를 통상마찰의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일차로 6월 초 부시 대통령이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수입 철강으로 인한 미국 철강산업의 피해 여부를 조사할 것을 긴급 지시함으로써 외국 철강업체들에 대한 수입 쿼터제, 덤핑 관세의 부과는 거의 기정사실이 되었다. 이후 미국과 철강 수출국들간의 통상 분쟁이 격화되고 자동차, 조선 등 다른 분야로 국제무역 마찰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 이상으로 대중국 수출초과 상태에 있는 한국이 중요한 표적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통상강공책을 펴는 결과 WTO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자유화 협상인 뉴라운드 출범도 기약할 수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