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

Reading room of New York Public Library 세계의 유명한 도서관 중에 뉴욕 맨해튼 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이 있다.
넓은 면적과 수많은 장서도 자랑거리인데, 영화 '투머로우'에서도 인류가 미래의 희망을 간직할 수 있는 곳(비록 허접한 책을 태워 이곳에 피신한 사람들이 체온을 유지한다는 내용이지만)으로 그려졌듯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벌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필자도 뉴욕에 체류할 때 수많은 서적들이 있는 개가식 열람실에 앉아 내 서재인 양 책을 골라보았던 추억이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운명을 바꾼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대영박물관 도서관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자본론을 집필했던 마르크스가 대표적인 예이나, '떠돌이 철학자'로 알려진 미국의 에릭 호퍼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다섯 살 때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실명하고 말았는데 열다섯 살 때 다시 시력을 되찾았다. 그는 언제 다시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 믿고 공립도서관에 들어앉아 눈이 멀기 전에 읽을 수 있는 모든 책을 읽었다. 그리고 돈이 떨어지면 닥치는 대로 노동을 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 있을 만큼만 생계비를 벌었다.
에릭 호퍼가 시력을 회복한 다음 처음 손에 넣은 책이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였다. 실명 상태에 있던 그는 백치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이 소설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아예 외울 정도로 탐독했다고 한다.

디지털 도서관의 등장

지금 전세계적으로 도서관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도서관의 정의를 "자기가 원하는 도서나 정보자료를 찾아 읽어볼 수 있는 곳"이라 한다면 사이버공간에는 이미 무수한 도서관이 존재하는 셈이다.

Prof. Greenleaf visits Korea Legal Research Institute. 이러한 새로운 도서관 만들기에 인생을 걸다시피 한 분을 알고 있다. 바로 2009-10년 우리 학교에 '인터내셔널 스칼러'로 부임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그린리프 교수이다. 그는 법률정보를 수집하여 무상으로 열람(free access to legal information)할 수 있게 하는 일을 펼치고 있다.

작년 10월 그린리프 교수가 우리 학교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한국법제연구원을 방문하고 열정적으로 설득하여 연말에 MOU를 체결하였다. 이제 법제연구원에서 영역한 한국의 법령은 ALII를 통해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제공된다. 이와 같이 세계의 지성, 특히 젊은이들이 도서관을 찾게 하려면 영어로 되어 있는 자료가 많이 구비되어야 한다. 이제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책을 읽어볼 수 있는 전자북,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었으므로 새로운 여건에 맞는 도서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바라기는 우리 학교에서도 에릭 호퍼 같은 독서광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들의 수요를 채워주려면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에서도 모바일/디지털 도서관 구축에 적잖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 같다. 이것이 영화 '투머로우'에서와 같은 '서바이벌' 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출처: 경희대 중앙도서관 뉴스레터, 통권 81호(제12권 제1호), 20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