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WTO 가입과 국제법무전략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회원국과의 양자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제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중국의 WTO 가입이 실현되면 전통적인 산업뿐만 아니라 통신, 금융 등 종래 외국인투자가 제한되어온 분야에도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할 중국에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거니와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중국과 수교한 이래 양국간 무역거래가 일로 확장되어 왔는데, 중국의 WTO 가입을 위한 양자협상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1997년 8월 타결 지은 바 있다. 본고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준비 상황을 알아본 후 중국이 회원국이 됨으로써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것인지 국내 기업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중국의 WTO 가입준비 상황

중국은 WTO 가입에의 중요한 관문인 일본, 미국, EU와의 양자협상을 1999년 9월과 11월, 그리고 2000년 5월에 차례로 마무리짓고 현재는 제네바에서 마지막 가입의정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2000년 10월 중국에 대하여 종전처럼 1년 단위가 아니라 항구적인 정상무역관계(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hip: PNTR; 종전의 최혜국대우관계)를 인정하는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미국은 다른 나라와 무역거래를 할 때 적용하는 대우조건을 중국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적용하게 되었다.

1986년에 GATT 가입신청이 좌절되었던 중국으로서는 WTO 회원국들과의 양자협상을 완결하고 이제 최종 가입의정서 협상만 남겨놓은 상태이므로 중국의 WTO 진출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절차상으로는 WTO 각료회의 또는 일반이사회에서 중국의 가입을 승인하고, 중국이 가입의정서를 수락한 후 30일이 경과함으로써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2. 중국의 WTO 가입의 의의

세계무역 규모가 11위이고 무한한 시장을 아우르는 중국이 WTO에 가입한다는 것은 WTO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으로서도 제도적으로 확고한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제도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대외적으로 약속하는 것이 된다. 현재 WTO가 추진하고 있는 뉴라운드 협상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의 단계적인 관세인하와 서비스시장 개방으로 우리 기업과 상품의 대중국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역·투자관련 제도 및 관행이 투명해지고 예측가능해짐으로써 우리 업계의 대중국 수출 및 투자진출이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그것은 중국이 WTO 가입 이전에는 각종 보호무역정책을 펴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었으나, WTO 가입으로 자국 제도를 국제적 기준에 맞춰 운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국내 기업의 무역 및 투자진출에 있어서 안정성이 보다 향상될 것이다.

반면 중국이 WTO에 가입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중국에 최혜국(MFN) 대우를 부여해 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입증가 요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 미국 등의 경쟁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타격을 받을 것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중국은 매년 계속해서 미국으로부터 최혜국(NTR) 대우를 받아온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강화되면 제3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3. 중국이 합의한 사항

중국은 양자협상을 선택한 36개 WTO 회원국들과 협상을 벌이면서 관세 인하,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 등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약속을 한 바 있다. 이러한 협상과정에서 어느 회원국과 규제완화 측면에서 유리한 합의 내용에 도달하면 그것이 다자간 협상으로서 WTO 작업부회 보고서에 채택되어 최종적으로 공통의 결론이 되는 것이다. 이하 중요한 협상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射手矢好雄, "中國ビジネス最前線"<43>, NBL No.697(2000.9.15) 54∼55면 참조.

   가. 공산품·농산물의 관세 인하
우리나라는 1997년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1,584개 품목의 관세를 인하하고, 23개 품목에 대한 수입허가 및 쿼타제 등 비관세장벽을 중국의 WTO 가입후 2∼7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 후 여타 회원국들과의 협상을 통해 공산품의 평균관세율은 10.9%로 낮아졌고, 자동차의 관세율은 종전의 80∼100%에서 2006년 7월까지는 25%로 인하된다. 수입 농산물의 관세는 14.4∼15%, 공산품의 관세는 1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이다. 또 컴퓨터, 통신기기, 인터넷 관련기기의 관세율도 2005년에는 제로가 된다.

   나. 수입제한의 폐지
WTO 규범에 의하면 수량할당 기타의 수량제한은 금지된다. 중국은 WTO 가입 후 5년 이내에 이러한 제한을 모두 폐지하여야 한다. 자동차의 수입수량제한도 2005년까지는 폐지될 예정이다.

   다. 기준인증의 일원화
WTO에 가입할 때까지 가전제품, 자동차, 화학제품 등 중국이 제조하는 공산품과 수입품의 품질기준을 일원화하여야 한다.

   라. 로컬 컨텐트 요구의 폐지
WTO 회원국이 되면 국산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의무가 폐지된다. 또 수출실적에 비추어 이를 초과하는 수량이나 원재료의 수입을 불허하는 수출입 균형요구 제도도 폐지된다. 중국에의 기술이전을 투자의 조건으로 할 수도 없다.

   마.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
(1) 전기통신 서비스
현재 전기통신 서비스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금지되어 있으나 가입 시점까지는 모든 전기통신 서비스에 대하여 외자를 49%까지 인정하고 가입후 2년 이내에 외자를 50%까지 인정하여야 한다.

지리적 제한에 있어서도 부가가치 통신서비스(VAN)는 가입후 2년 이내에, 이동통신 서비스는 가입후 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되어 있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IAS), 위성통신 서비스도 자유화된다.

(2) 유통업
가입후 3년 이내에 유통서비스에의 제한을 모두 단계적으로 철폐하여야 한다. 2만 평방미터 이상의 대규모 매장, 30개 점포 이상의 체인스토어에 대하여도 외자가 과반수(majority)를 점하는 것이 인정된다.
외국인의 지주회사는 판매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유통업에 진출할 수 있다.

(3) 은행, 증권, 보험업
외국은행의 설립에 관한 지리적 제한은 가입후 5년 이내에 철폐된다. 가입후 2년 이내에 중국 기업에 대한 인민폐 여수신 업무가 허용된다. 가입 시점에 외자가 3분의 1을 점하는 증권회사의 설립이 인정된다. 가입 당시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50%, 손해보험회사의 경우 51%까지 외자가 인정된다.

(4) 법률 서비스
중국은 2000년 11월 WTO 회원국들과의 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법률시장 개방의 의사를 밝혔다. 당초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1社(로펌)-1사무소라는 기존 원칙을 WTO 가입 후 1년 내로 완화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EU와의 협상에서는 외국 로펌이 외국법뿐만 아니라 중국법에 대해서도 자문할 수 있도록 양보한 데 이어 최근 외국 로펌이 여러 지역에 다수의 사무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WTO 가입 후 수개월 내로 시행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미 120여 외국 로펌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상태에서 중국의 법률 서비스 시장은 중국의 WTO 가입과 동시에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모든 로펌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4. 향후의 법무전략

   가. 중국의 국내법제 정비상황
이상의 양자협상을 통하여 중국이 약속한 사항을 보면 WTO에 가입할 때까지는 중국투자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일부 내용에 있어서 해석상의 문제가 남아 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다자간 협상결과가 WTO 작업부회에서 조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합의사항은 어디까지나 정부간 약속이므로 중국은 그에 부응한 구체적인 법제도를 하루속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중국이 합의한 사항은 중국의 국내법(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제정)과 행정법규(국무원에서 제정)의 형태로 정비되어야 실효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무상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규제가 완화될 것인지 법제의 정비와 운용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WTO 가입에 대비하여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대표적인 것은 중국이 상대국에 무역보복을 취할 수 있는 반덤핑 입법이라고 볼 수 있다. 1997년 3월 25일 국무원에서 제정·공포하고 같은 날짜로 시행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례]는 1994년에 제정된 [대외무역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나. 향후 전망
대중국 사업에 있어서 국내법이 정비될 때까지 마냥 기다렸다가는 비즈니스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현행 법제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한편 현행법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주변영역에의 투자를 실행하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현 단계에서는 인터넷 통신사업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통신기술 연구 등에 대하여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현실적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본연의 사업에 즉각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WTO 가입 이후 무엇이 얼마나 바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리 함으로써 투자를 실행하는 시기와 규모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규제완화 전부터 준비를 해놓으면 규제완화와 동시에 적절한 규모로 투자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도한 기대에 입각하여 과잉투자를 하는 것도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이상과 같이 현재의 법적 리스크와 장래 전개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WTO 가입 이후의 중국에서의 사업전망을 한다면 중국에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긴요시된다. 예컨대 인터넷을 포함한 전기통신분야, 금융분야, 유통분야에서의 투자기회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특히 WTO 가입으로 투자가 활발해질 경우에 대비하여 투자의 규모와 완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주식의 상장(IPO), 벤처캐피털, M&A 등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널리 행하여진 비즈니스 기법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에서 새로운 타입의 뉴비즈니스 출현도 생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