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법제와 팀 프로덕션 이론
    -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사례를 중심으로
      in English

※ 아래의 국영문 요약은 위 제목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기고하기에 앞서 UCLA 로스쿨의 로푸키 교수에게 코멘트를 구하기 위해 핵심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 국문 요약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하이닉스반도체("Hynix")와 한국외환은행("KEB")은 모두 극적으로 回生에 성공하였음에도 전자는 엄청난 찬사를 받은 반면 후자는 검찰청 등 온갖 국가기관의 수사를 받았다.
똑같이 미국의 유력한 기업과 자본에 매각이 추진되었으나 전자는 이사회와 종업원, 국민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매각이 무산되었던 것과는 달리 후자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매각작업이 완료되었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회사 경영진과 종업원들에 의한 각고의 노력과 반도체 시황의 호전으로 완전 정상화되었으나, 외환은행은 가공된 수치에 의거한 헐값매각 의혹과 탈세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두 가지 사례는 미국의 도산법 이론 중에 다툼이 있는 Creditors' Bargain Theory와 Team Production Theory에 대한 훌륭한 검증사례를 제공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한국에서는 2005년 4월부터 시행된 통합도산법을 어떠한 철학적 배경 하에 개정하는 것이 옳을지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미국 도산법 이론의 중심에는 도산기업의 理事會(board of directors)가 자리잡고 있다. 본고에서는 기업을 도산상태에 이르게 만든 이사회가 도산기업에 관한 情報(information)를 어느 누구와 공유하면서 회생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할지 린 로푸키 교수의 설명을 토대로 미국의 두 가지 이론의 관점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의 회생과정에서 문제점과 힌트가 들어 있다면 이것을 찾아 우리나라의 도산법제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채권자협상이론이나 팀 프로덕션 이론은 도산절차는 왜 필요한가, 모든 채권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예컨대 종업원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줄여가며 채권자와 주주의 이익을 우선할 것인가, 즉 채권자가 파산법 상의 권리를 행사한 다음에 종업원이나 납품업자, 고객, 지역사회의 이해관계를 고려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채권자협상이론에 의하면 회사의 주인은 오직 주주들이고, 경영진이나 종업원들은 주주들의 代理人(agent, mere hired hands)에 불과하다. 지급불능(insolvent) 상태에서는 회사의 지배권이 사실상 채권자들에게 넘어가게 되므로 도산절차에서는 채권자의 이익을 우선하게 된다. 요컨대 도산 전에 채권자들 사이에 假想의 契約(hyperthetical contract)이 있었다고 보고 도산절차에서는 채권자, 주주들이 권리를 회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999년 마가렛 블레어 교수와 린 시타우트 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한 팀 프로덕션 이론을 로푸키 교수는 도산절차로 확장하여 적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매우 흥미로운 결론이 도출되는데 회사는 법적인 채무에 우선하여 회사를 구성하는 임직원, 고객, 거래처, 지역사회 등 팀 프로덕션 채무를 우선 변제하여야 하므로 채권자와 주주들의 희생 하에 종업원들의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情報의 집중과 공유'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주주와 채권자들이 이사회에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보다 현실에 접근한 이론으로 여겨진다. 주주와 대형 채권자들 외에는 정보의 접근에 제한을 받거나 수동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만일 이사회가 도산절차에서 팀 구성원들을 동지가 아닌 적으로 여긴다면 정보의 소외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러나 팀 구성원들은 계속기업가치(going concern value)가 유지되어 그대로 존속하기를 바라고,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그의 위임을 받은 이사회에서 결정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채권자협상이론과 팀 프로덕션 이론을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두 케이스만 가지고 適否를 논하기는 성급한 일이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채권자인 정부가 주도한 외환은행 경우보다 채권은행단과 이사회의 주도 하에 모든 참여당사자들이 최선을 다하였던 하이닉스 케이스가 훨씬 민주적이고 바람직하다.

정부 당국자들은 지금도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이 당시 상황에 비추어 불가피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주주와 채권자들이 외환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면 외국자본에 매각하기로 "事前에 合意"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외환은행의 잠재적 부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BIS 비율에 관한 허위보고가 없었다면 이사회의 주도 하에 독자적인 재건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이닉스 이사회는 이사들이 자리를 걸고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마련하고 외국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안건을 거부한 반면, 외환은행 이사회는 채권자와 주주들이 시키는 대로 의안을 통과시키기에 급급했다. 나중에 사법처리되었지만 외환은행장은 심지어 대주주들에게조차 BIS 비율에 관한 허위정보를 제공하기까지 했다.

정보의 수집과 공유 측면에서 볼 때 채권자협상이론과 팀 프로덕션 이론은 매우 의미있는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 채권자와 주주들이 이사회와 공모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도산절차를 이끌고 나가는 역기능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이사회가 BIS 비율을 솔직하게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보의 왜곡이 도산절차를 망칠 수도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와 반대로 하이닉스의 경우 기업의 회생 가능성에 관하여 임직원들과 지역사회에 활발한 정보의 교류가 있었고 기업의 회생에 관한 확신이 이사회는 물론 채권자들에게까지 파급되어 독자회생의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한국에서 앞으로 기업구조조정을 할 때 하이닉스와 외환은행의 사례를 反面敎師로 삼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도산법제에 관하여 보다 개선된 제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보의 공유 관점에서는 당해 기업의 회생가능성에 관한 정보가 도산절차의 관련당사자들에게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이러한 배경 하에 로푸키 교수의 팀 프로덕션 이론을 참고하여 통합도산법을 개정한다면 다음 사항이 요체가 될 것이다.

첫째, 이사회가 도산기업의 경영을 계속 담당하면서(debtor-in-possession) 당해 기업의 존속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법제화한다. 한국의 새 법에 의하면 채무자의 대표를 도산 회사의 관리인으로 하고 있는데, 관리인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발휘하여 기업의 회생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이해관계인들과 협의하여 전속적으로(exclusively)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이 때 채권자가 관리인을 선임하여 자신들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이사들이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따르거나, 필요한 범위에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서로 토의하여 결정하지 아니하거나, 회사에 이익이 되지 않음을 알고서 행하는 경우에는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한다.

둘째, 기업의 회생가능성에 관한 정보가 회생계획안은 물론 관계인집회에서 법원은 물론 관련당사자들에게 정확하고 충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회생채권자, 담보권자, 주주, 지분권자 외의 종업원, 협력업체, 세무관서 등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의 열람청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 파산법(Bankruptcy Code)의 크램다운(cramdown) 규정을 도입하여 회생계획안(reorganization plan)을 채권자와 주주들이 반대하는 경우 법원이 절대적 우선순위(absolute priority rule)에 입각하여 다른 이해관계인들에게도 배당(bankruptcy distribution)이 돌아갈 수 있게 회생계획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끝으로, 회생가망이 없는 한계기업이 비경제적 권리 내지 이해관계를 내세워 연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채권자와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이 보장되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도산법제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제개정이 이루어졌으나 위와 같이 경제외적인 권리(non-economic rights)나 지역사회의 이해관계(community interests)까지 고려하게 한다면 외환은행과 같은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울러 당해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고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인프라도 함께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 How Can the New Insolvency Regime of Korea Be Improved Based upon the Team Production Theory of the United States?

Since the foreign exchange crisis in the late 1990s, Korea's Hynix Semiconductor Inc. ("Hynix") and the Korea Exchange Bank ("KEB") have made a successful turnaround. However, while Hynix is praised enthusiastically both at home and abroad, KEB has been a target of continuous investigation by the law enforcement bodies of Korea like the Pubic Prosecutors' Office, the Board of Audit and Inspection and the National Tax Service.

What's up with Hynix and KEB, respectively? Both of them were for sale toward the United States company and capital almost at the same time. Hynix failed to be sold to Micron Semiconductor at the final phase because of the adamant opposition of its board of directors, most of employees and public opinion. On the contrary, KEB was conveyed with speed and efficiency to the US private equity fund, Lone Star, on the government's initiative. During the reorganization process, Hynix was put into high gear thanks to the devoted efforts by the management and employees alike as well as robust market demand for semiconductors. But KEB has been plagued by the allegedly suspicious sale to the alien fund based upon fraudulent capital adequacy (BIS) figures and tax evasion in its transaction.

The above two cases would make good examples for the competing bankruptcy arguments, i.e., the Creditors' Bargain Theory and the Team Production Theory in the United States. These arguments would be helpful in orienting the possible amendment to the newly implemented Bankruptcy Act of Korea toward an efficient and productive corporate reorganization process.

Before introducing the two theories based upon Professor Lynn LoPucki's article, "A Team Production Theory of Bankruptcy Reorganization," this comparative study describes what was going on in Hynix and KEB. Then it explores which theory could explain better the process and consequences. In this regard, the board of directors of Hynix and KEB functioned as a kingpin of the reorganization. It would be interesting for the board with whom to share the information on the distressed business and reorganization projects.

As the Creditors' Bargain Theory explains, the Korean government, the largest substantial shareholder and future creditor (possibly subject to the payment of insured deposits to customers) of KEB, took initiative to sell the time-honored bank to the only likely purchaser, Lone Star. At that time, the government officials regarded the board of directors as a mere agent of shareholders. They ruled out any other alternatives to revitalize KEB and instructed the president of KEB to enter into the sale agreement with Lone Star in an accelerated manner. Accordingly, the head of KEB couldn't help but to manipulate the BIS ratio of the bank far below the trigger ratio of 8.0 percent. The result was a series of investigation and indictment of the key players in the KEB transaction in violation of laws.

Likewise, the creditor banks and the government initially pursued to sell Hynix to Micron. However, as the Team Production Theory suggests, the board of directors of Hynix refused to endorse the execution of MOU or a pre-agreement to sell the company to Micron with the overwhelming support of employees and the community. In terms of information, a convincingly good news that a little investment and modification of production lines could enhance the productivity of semiconductors was well circulated within the company and notified to the board members as well as a representative creditor bank executive.

The review of Hynix and KEB cases confirms what matters in the bankruptcy reorganization. As for the question, "Whose interests should bankruptcy serve first?" total disregard of the interests of parties with noneconomic rights and community interests might play havoc with the bankruptcy reorganization itself.

From the viewpoint of the sharing of information on bankruptcy reorganization, the Creditors' Bargain Theory seems to have an advantage because creditors and shareholders have more influence over the board of directors than any other constituencies of the insolvent firm. In fact, no one other than major shareholders and large creditor banks has access to confidential corporate information. But Production Team members want to preserve the going concern value of the firm and are willing to delegate necessary powers to the board of directors to the extent they share such information with the board.

Of course, it might be hasty generalization after a short review of only two cases of Hynix and KEB that the Team Production Theory is well fit in the corporate environment of Korea. Still now the government officials remain confident of the necessity of the controversial sale of KEB to Lone Star. But it is quite strange that KEB's shareholders and large creditors would make an agreement "ex ante" to dispose the bank to a foreign capital once the bank's capital adequacy ratio fell below a certain level. On the contrary, it is reasonable to expect the board of directors of KEB rather than the biased shareholders to have concluded an independent reorganization plan with sufficient information.

In conclusion, it is advisable that the new Bankruptcy Act of Korea accommodate several improvements in line with the Team Production Theory and the efficient Information Sharing Scheme. Therefore I think the improvements include the followings:

First, the board of directors, in principle, shall manage the company as an informed debtor-in-possession so as to maximize its going concern value. The trustee - representative board member is required to prepare a reorganization plan in consultation with interested parties of the company;

Second, necessary information on the success of bankruptcy reorganization shall be provided in the reorganization plan, and distributed to the bankruptcy court and other interested parties. So employees, suppliers and taxing authority other than creditors and shareholders should be allowed to have access to the relevant information;

Third, the Korean bankruptcy legislation needs to adopt the cramdown provisions in the U.S. Bankruptcy Code under which the court may adjust the proposed reorganization plan in accordance with the absolute priority rule notwithstanding the opposition of creditors and shareholders. Thereby the court should bear in mind that the other interested parties take considerable bankruptcy distributions; and

Finally, the best interests of creditors and shareholders shall be protected at the same time in order to prevent a marginal company from prolonging its life only by resorting to noneconomic rights and interests.

In addition to the current legislation, careful consideration of non-economic rights and community interests surrounding the insolvent firm would be helpful to avoid the recurrence of a KEB case. Also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n infrastructure to assess the exact value of a company, and evaluate the rights and interests of the interested parties in an objective m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