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실수와 컴플라이언스 대책

[사례 #1]
수 조원대의 정부조달 사업을 놓고 S사와 L사가 격돌했다.
입찰에 참여한 L사의 직원이 발주처가 결과를 발표하기 전날 이러저러한 정보를 토대로 상사에게 "우리가 선정될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그 수신자는 공교롭게도 이름이 비슷한 S사의 간부였다.
이튿날 발주처에서 문자메시지 대로 심사결과를 발표하자 S사는 즉각 이의를 했다. 발주처에서 L사로 내부정보의 유출이 있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발주처에서도 여러 달에 걸쳐 조사를 벌이고 내부정보 유출 의혹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S사는 서울지방법원에 입찰절차의 속행금지 신청을 냈다.

[사례 #2]
경기도의 한 지자체가 민자사업으로 경전철을 건설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을 고시했다.
이에 P사와 L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였고 심사결과 P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지자체에서 입찰서류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P사로 보내야 할 서류 박스가 그만 L사로 잘못 전달되었다.
L사에서 P사의 제출서류에 일부 하자가 있음을 발견하고 P사를 선정한 행정처분이 위법 무효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하였다.

위의 두 사례를 보면 우연한 실수가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며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문제점이 있으면 언젠가는 드러날 터이니 부득이한 일이었다고 체념하여야 할까?
그러나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다 된 밥에 코 빠트리기"처럼 이만저만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라면 상세한 업무처리 지침을 마련해 두지 않았음을 자책해야 할 것이다.

Lexus ES350 model recalled in the U.S. 만일 …했더라면(What if …?)
위의 첫 번째 사례에서는 입찰업무에 관여하는 직원은 유·무선을 막론하고 민감한 사항에 관해 전화하는 것조차 삼가도록 했어야 한다.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는 초성만 입력하면 위의 사례처럼 엉뚱한 사람에게 메시지가 갈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금지"시켰어야 한다.

두 번째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찰서류를 담은 카툰박스는 일반 종이상자를 쓰지 말고 뚜렷하게 식별되는 회사전용 박스를 만들어 사용했어야 한다. 법적인 대응(필자의 논문 "민간투자법상 행정청 재량의 범위" 참조)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이와 같이 컴플라이언스 지침은 구체적이고도 상세하게 매뉴얼로 작성되어 일반 직원들이 업무에 임하여 수시로 참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작금의 도요타 사태 역시 제품의 안전에 관한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상세하지 못한 데 일단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기에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