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U Law 윈십 교수와의 인연

師弟之間의 인연이라면 무엇을 제일로 칠까?
평생의 가르침을 얻은 것? 결혼 주례를 서준 것? 학위논문을 지도해준 것? 물론 이 모든 것에 해당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제지간의 관계란 그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그 훈도를 받아 새 사람이 되었다거나 새로운 학풍을 조성했다거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가르치신 12사도가 그러하다.

나도 여러 스승 밑에서 가르침을 받았고 지금도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지만, 나의 인생에 중요한 전기를 만들어주신 분이 계신다. 평범한 은행원을 교수로 탈바꿈 시키셨고, 필생의 과업으로 수행할 학문적 모티브를 주셨으며, 학자의 길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시다.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용인 민속촌에서

필자가 1993-94년 미국 댈러스에 소재한 남감리교 대학(SMU) 로스쿨에서 晩學으로 공부를 할 때 첫 학기에 수강한 윈십 교수의 국제거래법(International Business Transactions)과 맥긴리 교수의 제조물책임법은 필자로 하여금 미국법에 재미를 붙이게 해주었다.

윈십 교수는 로스쿨의 IBT 시간 중에 자신을 당시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 "스타트랙"의 'Spaceship'(우주선)에 비유하였는데 그 만큼 인기있는 교수였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도 JD 과정의 미국 학생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주제별로 발표를 하게 함으로써 필자도 미국 학생들의 토론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국제거래법 교재에 나오는 페마른호, 유제니아호 사건을 설명할 때에는 국제거래법상의 명판결을 언도한 영국의 데닝경(Lord Denning) 못지 않게 윈십 교수도 마치 엔터테이너 같았다.

윈십 교수를 2002년 겨울 근 10년만에 비엔나에서 만나뵐 수 있었다. 미국 대표단으로서가 아니라 UNCITRAL 사무국을 대신하여 보고서를 작성한 기초위원(drafter)으로서 참석하신 것이었다. 그리고 2003년 가을 UNCITRAL이 최근 완성한 여러 국제협약에 관한 설명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때 연사로서 참석하실 예정이라고 했다.

필자는 법무부, UNCITRAL, 국제거래법학회의 공동주관행사로서 학술대회를 개최함에 있어 윈십 교수를 제대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SMU 로스쿨 동문들의 연락처를 새로 만들고 어떻게 하면 인상적인 한국 방문이 될 수 있을까 고심하였다. 물론 제자들의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학교에서 특별강연을 해주시는 것도 좋을 터였다.

민속촌 장승 앞에서 영어안내 헤드폰을 목에 걸고 윈십 교수 환영만찬 SMU Law 제자들과 함께

9월 들어서까지 궂은 날씨가 많았지만 하루쯤 서울 근교로 모시고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우선 영국 노위치 대학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계시는 윈십 교수에게 우리 학교 특강을 부탁드리면서 DMZ에 가까운 오두산 통일전망대, 용인민속촌, 도심의 비원-인사동 산책 등 세 가지 옵션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윈십 교수는 모든 것을 필자에게 일임하셨다.

마침 SMU 동문 중에 삼성전자 법무팀에 있는 구설환 수석변호사에게 부탁을 하여 삼성전자 홍보관을 구경시켜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민속촌을 보여드리면 한국의 옛날과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으므로 좋아하실 것 같았다.

9월 24일 수요일 학교 강의는 객관식과 에세이 시험으로 대체하고, 윈십 교수를 11시에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홍보관으로 모시고 갔다. 입구의 안내 디스플레이에 윈십 교수 환영 배너가 걸린 것을 보고 교수님은 매우 흡족해 하셨다. 기업 역사관과 신제품 전시실에는 첨단 가전제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윈십 교수는 처음 보는 한강변의 아파트, 강남과 분당의 아파트 숲을 보고 기가 질려 하셨는데 모든 가전제품이 빌트인으로 되어 있는 주방 모습을 보고 한국 주부들이 아파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끄덕거리셨다.

삼성전자에서 나와 삼부자 갈비집에 모시고 갔다. 한국이 초행인 윈십 교수는 젓가락 쓰는 법을 이내 연습하시고 양념갈비를 맛있게 드셨다. 민속촌에 가는 길에 경희대 수원 캠퍼스를 둘러보고 민속촌으로 갔다. 타임머신을 타고 몇백 년 전으로 돌아간 듯 했는데 윈십 교수는 헤드폰으로 듣는 설명을 즐거워하셨다.

바로 어제 도착하여 시차 관계로 피곤해 하실 것을 우려하여 호텔로 모시고 갔다.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하신 후 다시 호텔로 가서 SMU 동문들과의 만찬장소로 이동했다.
윈십 교수는 오랜 만에 만나는 제자들과 반갑게 해후하셨지만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먹는 것은 영 힘들어 하셨다.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과 법학연구소 주최 특별강연에서는 천천히 똑똑 부러지는 발음으로 강의를 하시자 필자는 불현듯 10년 전의 SMU 클래스룸으로 돌아간 듯했다.

경희대 특강 국제심포지엄 윈십 교수, 바지나스 UNCITRAL수석법무관과 함께

9월 25일과 26일의 "UNCITRAL 협약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필자도 한 순서에서 토론자로서 등단하였는데 그 때 플로어 맨 앞줄에 앉아 계신 윈십 교수를 바라보며 모두발언을 하였다. 동시통역이 이루어졌다.
"Prof. Winship. Please, accept my special thanks to you."
"윈십 교수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받아주십시오. 교수님은 저의 오늘이 있게 한 분이십니다.
첫째, 제가 교수님의 국제거래법 강의에 흥미를 느끼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에 졸저 [국제거래법] 책을 만들어 평범한 은행원이 대학강단에 서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둘째, 교수님이 폴란드 등 체제전환국들이 담보법을 정비하도록 지도하신 것을 보고 저 역시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담보법 정비를 필생의 과업으로 정했습니다.
셋째, 교수님을 가까이에서 뵈오니 10년 전이나 거의 다름없으신 모습을 보고 진정한 학자의 길을 어떠한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감동적이라고 했지만, 나는 솔직한 심정이었다. 반드시 학위논문을 지도하며 몇 학기씩 함께 보내야 사제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록 LL.M. 과정의 한 학기를 수강한 외국의 나이 많은 학생일 뿐이었지만 그분을 師表로 삼고 학자가 되었으니 그 분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윈십 교수 또한 그렇게 인정해주셨다. 윈십 교수님의 활동상을 대할 때마다, 또 비엔나 UNCITRAL 회의에서 만났을 때에도 많은 자극과 격려를 해주셨다. 필자로서는 바삐 보낸 한 주간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주간이기도 했다.

Who is Prof. Winship?

- James Cleo Thompson Sr. Trustee Professor of Law(석좌교수)
- B.A., 1965, Harvard University; LL.B., 1968, Harvard University; LL.M., 1973, University of London (London School of Economics); candidate for the J.S.D, Yale University
- E-mail: pwinship@mail.smu.edu
- Professor Winship teaches primarily in the areas of domestic and international commercial law including secured transactions, although he has also taught corporate law and seminars on American legal history, comparative commercial law, admiralty law, and law and ethics.
Download a copy of Prof. Winship's presentation in Seoul on the UN Sales Conv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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