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와 플로리다

프롤로그

Disney World 1991년 4월 미국 뉴욕 주재원 임기가 거의 끝나갈 즈음 마침 미국의 걸프戰 승리를 기념하여 항공사마다 여행객 유치를 위한 세일을 벌였다. 우리 가족은 언제쯤 자동차로 플로리다에 다녀올까 기회를 엿보던 터라 이제 여름도 다가오고(플로리다는 겨울이나 봄에 여행하는 것이 제일 적당함) 귀국을 몇 달 앞둔 우리 가족으로서는 마지막 찬스라고 결단을 내렸다.

휴가철이 아니라서 상사에게 휴가신청을 하긴 쉽지 않았으나 정상 요금의 반도 안되는 금액(편도 89달러)이라는 항공사의 광고를 핑게삼아 어렵지않게 허락을 받아냈다.

"미국에서 꼭 가볼만한 곳이라면 나이아가라 폭포, 플로리다, 그랜드 캐년을 꼽을 수 있는데, 플로리다는 풍물이 이국적이고, 그곳 디즈니월드는 스케일 면에서 LA 디즈니랜드와는 비교도 되지 않으므로 바쁜 일만 없으면 빨리 다녀오도록 하세요."

TV를 통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익히 잘 아는 아이들한테 '디즈니월드 간다'고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우선 비행기 좌석을 잡을 수 있는 날짜에 출발하여 1주일만에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세일 티켓의 조건이 월요일 정오부터 목요일 정오까지 출발하고 주말을 현지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므로 두 번의 주말을 끼고 여유있게 다녀올 수 없는 게 흠이었다. 유치원(킨더) 다니는 큰 아이의 부활절 방학을 이용하여 4월 1일 출발하려 하였으나 마땅한 좌석이 없어 4월 3일 수요일 오전에 출발하여 4월 10일 저녁에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확정하고 항공권을 예약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왕복 교통편을 준비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일은 마치 시험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 예약이 끝나야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은 하이 시즌이 지난 탓인지 올란도, 마이애미 비치, 키 웨스트 세 군데 목적지의 모텔을 예약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풀장이 있는 모텔을 잡았기에 수영복까지 모두 챙겨넣고 4월 3일 오전 대망의 플로리다 여행 길에 나섰다. 뉴왁 공항에 가는 것은 콜 택시를 불렀으나 돌아오는 날의 귀가편은 친구한테 부탁하기로 하였다.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여 트렁크와 가방, 스트롤러를 부치고 콘티넨탈 항공 게이트 앞으로 갔다.

공항 게이트 앞에서는 돈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기차역 대합실처럼 사람이 북적대는 것도 아니고 1대 1로 항공사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낮의 비행기 여행이라 바깥을 볼 수 있게 윈도우 사이드로 좌석 변경을 요청하였더니 친절하게도 조금만 기다리면 바꿔주겠다고 한다. 결국 보딩 직전에 창가 빈 자리에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가슴 설레이는 이륙에 이어 기내 영화상영--식사로 이어지는 두 시간 반의 여행은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해안선처럼 단조로왔다. 메인주와 플로리다주를 연결하는 미 대륙 종단 95번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로 자동차 여행을 할 때 맛볼 수 있다는,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는 미국의 대자연의 風光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게 아쉬웠다. 그러나 자동차 여행은 뉴욕에서 올란도까지 꼬박 24시간의 대장정이므로 우리 가족이나 우리 車로는 무리였다. 그리고 스케쥴 상으로도 나흘이 소요되므로 1주일의 짧은 휴가기간중에는 부적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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